Bittersweet
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2017
분홍과 보랏빛로 물든 풍경에 어린 아이들이 뛰어다닌다.
영화가 달콤할줄 알고 깨물었지만
스며나온건 쌉싸름한 맛이었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디즈니월드 건너편
모텔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모텔의 이름은 '매직캐슬'과 '퓨쳐랜드'
건물의 색깔도 이름에 걸맞게 화려하지만,
그 안에 그려지는 사람들의 삶은 어두웠다.
모텔에는 거처를 찾지 못한 장기투숙객들이 대부분이다.
무니, 스쿠티, 잰시는 모텔에 사는 아이들로
건물 구석구석을 무법자처럼 누비고 다닌다.
초반에 아이들이 침 뱉고 소리 질러서 머리가 아찔했다.
심지어 무니의 엄마 핼리는
아이를 딱히 말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답답하기도 했고.
무니의 엄마 '핼리'.
다른 면에서는 최악일지 몰라도
딸을 향한 사랑만큼은 여느 엄마와 다를 바 없었다.
무니와 거리에 나앉지 않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핼리가 동네를 쥐잡듯 뒤져도 일자리는 없었다.
"난 춤만 추지 그딴짓은 안해요,
못하겠다니까 이틀 뒤에 잘렸어요"
"이러면 보조금을 못받아요"
상담사에게 돌아온 대답은
30시간 일하는 직장을 잡으라는 말 뿐이었다.
당장 방세를 내고 아이를 돌봐야하는 핼리는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깼다.
매직 캐슬의 매니저 보비.
보비는 매니저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한다.
아이들이 아무리 말썽부려도 지켜내려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영화 속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을 때
제대로 감싸지도 내쫓지도 못하는 보비처럼 행동했을 것같다.
아이들의 시선
화려한 색깔과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려진 영화 덕에
막연하게 느껴질 연민과 동정을 자제할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엄마와 함께 했던 목욕시간이
어느 순간 혼자만의 시간이 되고.
누군가의 얼굴을 기억하고.
우리가 영화를 통해 보이는 만큼 아이들도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게 아닐까.
포스터를 봤을 때와
미국, 플로리다 하면 떠올랐던 환상이 깨지는 영화였다.
*식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브루클린 프린스는 사랑스러운 무니 그 자체였다.
감독 션 베이커도 브루클린 프린스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디즈니월드가 지어질 때 불려졌던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홈리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불린다.
*영화 소개에 행복하게 할 사랑스러운 걸작이라고 하는데
사랑스러운건 알겠는데 행복한건 잘 모르겠다.
'디즈니월드보다 신나는 무지개 어드벤쳐'...
이게 이 영화랑 맞는 표현인지도...
'감상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기생충, 보랏, 아이필프리티, 어쩌다로맨스, 하우투비싱글 (0) | 2023.09.12 |
---|---|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2017 (0) | 2023.09.12 |
영화 무드 인디고, 2013 (0) | 2023.09.12 |
독서 : 오은영, 화해 (0) | 2023.09.12 |
[독서] 사이토 다마키, 나는 엄마가 힘들다 (0) | 2023.09.12 |
댓글